2026년 FIFA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세 나라,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대회로, 경기 수 확대와 참가국 증가라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각국이 어떤 방식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으며, 개최국으로서 어떤 전략과 과제를 안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분석해봅니다.
미국 – 인프라와 상업성 모두 갖춘 핵심 호스트
미국은 1994년에 단독으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국가로, 이번 2026 월드컵에서도 전체 경기 수의 60경기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호스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결승전과 준결승전을 포함해 가장 주목받는 경기 대부분이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개최 도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휴스턴,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11개 도시로 확정되었으며, NFL 구장 등 초대형 다목적 스타디움이 활용됩니다. 대부분의 경기장은 6~8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어 규모 면에서 가장 압도적인 인프라를 자랑합니다. 특히 뉴저지에 위치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결승전 유력 개최지로 꼽히며, 미국의 시설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냉난방, 조명, 잔디 유지 기술, 보안 시스템 등 모든 인프라가 최신식으로 갖춰져 있어 FIFA의 기준을 훨씬 상회합니다. 또한 미국은 글로벌 미디어 중심지이자 광고 시장의 중심지로, 방송권 수익과 광고 후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축구 열기는 여전히 유럽, 남미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미국 내 주요 스포츠 시장은 미식축구, 농구, 야구 중심이며, 축구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입니다. 따라서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팀의 성과, 지역 연계 캠페인, 팬 콘텐츠 전략 등 다각도의 흥행 전략이 필요합니다. MLS의 성장세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월드컵이라는 메가 이벤트가 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상업적, 기술적 준비는 완료 단계에 가까우며, 이제는 '축구 문화의 내재화'라는 숙제를 안고 대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캐나다 – 역사상 첫 월드컵, 인프라 확장 과제
캐나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가 역사상 최초로 FIFA 월드컵 본선을 자국에서 개최하게 됩니다. 이는 캐나다 축구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며,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본선 무대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개최국이 되는 만큼, 국가적 자긍심도 상당히 고조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폰소 데이비스, 조너선 데이비드와 같은 스타들이 등장하며 대표팀 경쟁력도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연속 본선 진출과 더불어, 2026년 대회를 계기로 캐나다 축구는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에서 경기가 열릴 도시는 토론토와 밴쿠버 두 곳으로 확정되었으며, 각각 BMO 필드와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이 활용됩니다. 이들 경기장은 현재 FIFA 규격에 맞추기 위해 대규모 리노베이션이 진행 중입니다. BMO 필드는 기존 수용 인원을 30,000명 이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BC 플레이스는 실내 천장 보강 및 잔디 교체 작업을 통해 국제 경기 개최에 적합한 조건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교통, 숙박, 안전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이나 멕시코에 비해 준비 시간이 짧고 자원도 제한적이지만, 캐나다 정부는 월드컵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간주하고 예산과 지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는 월드컵 개최를 통해 축구 유소년 육성, 학교 스포츠 확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등의 사회적 목표도 추진 중입니다. 특히 원주민 커뮤니티와의 협력, 탄소중립 경기장 조성 등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미국·멕시코와 차별화됩니다. 과제도 분명합니다. 축구 팬층 확대, 실질적 경기력 강화, 중장기적 리그 성장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우려도 있습니다. 캐나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후진국'에서 '축구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이는 향후 10년 간 캐나다 축구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멕시코 – 월드컵 3회 개최국의 노하우와 도전
멕시코는 1970년, 1986년에 이어 이번 2026 대회를 통해 FIFA 월드컵을 세 번째로 개최하게 되며, 이는 전 세계 최초의 기록입니다. 이로써 멕시코는 브라질, 독일 등 전통 강국과 더불어 ‘월드컵 개최의 명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전 두 대회에서 펠레와 마라도나가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들이 연출되었던 아즈테카 스타디움은 이번에도 주요 무대로 활약하게 될 예정입니다. 아즈테카 스타디움은 개막전 또는 멕시코의 첫 경기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징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경기장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몬테레이(스티디오 BBVA), 과달라하라(아크론 스타디움)에서도 경기를 치르며, 리가 MX의 홈구장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기 일정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는 대중교통 체계, 숙박 인프라, 자국 팬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 등에서 이미 성숙한 스포츠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 축구팬들이 멕시코를 ‘축구 열정의 나라’로 인식하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과제 역시 존재합니다. 경기장 일부는 노후화되어 보수 공사가 필요하고, 외국 팬들 사이에서는 치안 불안 우려가 여전히 큽니다. 특히 멕시코시티를 중심으로 범죄율 문제는 FIFA와 주최국 간 긴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특별 보안 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경기장과 도시 중심가에는 외국인 전용 안전지대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멕시코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 투자 확대, 유럽 진출 활성화, 여성 축구 리그 성장 등 장기적 플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경험과 열정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바탕으로, 2026 월드컵을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국가적 축제로 승화시키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FIFA도 멕시코의 개최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고, 이를 통해 향후 북중미 전체의 축구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경기 수 104경기, 참가국 48개국, 3개국 공동 개최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치러지며, FIFA 역사상 가장 대규모 대회가 될 예정입니다. 미국은 상업성과 인프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캐나다는 성장 가능성을, 멕시코는 경험과 열기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장점을 발휘하게 됩니다. 관건은 공동 개최국 간의 조율 능력, 팬 이동 편의성, 각국의 준비 완성도입니다. 단순히 경기만 잘 치르는 것이 아니라, 개최 이후 자국 축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지속되기 위한 장기적 비전이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