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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심판 판정 변화사 및 VAR 도입 효과

by 신나게보는 월드컵 2025. 5. 21.

축구는 종종 ‘심판의 스포츠’라 불릴 만큼 판정이 경기 결과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무대에서도 역사적인 경기들이 심판의 판정 하나로 희비가 갈리는 장면이 많았고, 팬과 선수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의 불씨가 되곤 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본격 도입된 기술이 VAR(Video Assistant Referee)입니다. 이 글에서는 월드컵 심판 판정의 변화사를 돌아보고, VAR이 가져온 실제 효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정리합니다.

VAR의 도입과 영향
월드컵 심판 판정의 변화사, VAR의 도입과 영향

역사 속 논란의 판정들: 월드컵을 뒤흔든 심판 결정

월드컵의 역사는 곧 판정 논란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초창기 월드컵에서는 심판의 시야나 위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결정이 내려졌고, 이로 인해 경기 결과가 뒤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나온 마라도나의 ‘신의 손’ 골입니다. 그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골키퍼보다 먼저 공에 손을 대 득점했지만, 주심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득점은 인정되었습니다. 이 골은 지금도 축구 역사상 가장 논란 많은 장면으로 회자되며, 당시에는 VAR이나 고속 카메라도 없었던 시대라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타파렐 골키퍼가 명백히 파울을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퇴장되지 않으면서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역시 심판 판정이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대표 사례입니다. 토티의 퇴장, 이탈리아의 골 취소, 여러 오심들이 한국의 4강 진출을 두고 국제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한 명의 심판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는 공정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고, 월드컵에서 매 대회마다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렸습니다. 단순히 비디오 판독을 넘어, 전 세계 수억 명이 관람하는 상황에서 판정의 신뢰도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VAR이 구상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2010년대 들어 FIFA는 구체적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게 됩니다.

VAR 도입의 배경과 기술적 진화 과정

VAR(Video Assistant Referee)은 경기 중 실시간으로 영상을 재확인해 심판의 결정에 도움을 주는 기술입니다. 도입 이전까지 심판은 제한된 시야와 짧은 반응 시간 내에 모든 상황을 판단해야 했으며, 특히 속도가 빠르고 몸싸움이 치열한 현대 축구에서는 ‘인간의 눈’만으로는 정확한 판정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습니다. VAR의 도입 논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파드가 독일과의 경기에서 넣은 골이 골라인을 명백히 넘었음에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이후 FIFA는 골라인 판독 기술(GLT, Goal Line Technology)을 우선 도입했고, 이어 더욱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VAR 체계를 개발하게 됩니다. VAR은 크게 네 가지 상황에서만 개입할 수 있습니다: 득점 여부, 페널티킥, 레드카드, 선수 신원 오류. 이 네 가지 항목은 경기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VAR의 개입이 정당화됩니다. 기술적으로는 메인 경기장 외부의 VAR 센터에서 수십 개 카메라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주심에게 이어폰을 통해 재확인 요청을 전달합니다. 주심은 필요할 경우 경기장 측면의 모니터에서 직접 영상을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FIFA는 2016년부터 각국 리그에서 시범 적용을 시작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정식 도입하였고, 이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심판 시스템의 변화’로 기록됩니다. 도입 당시에는 판정 지연, 경기 흐름 중단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술의 안정성과 정확성이 입증되며 긍정적인 반응이 늘어났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 중 선수들의 항의가 줄어들고, 주심의 권위가 오히려 강화되는 역효과도 나타났습니다.

VAR 이후의 변화와 남은 과제

VAR 도입 이후 월드컵에서 판정의 객관성과 신뢰도는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오프사이드, 페널티킥, 퇴장 여부와 같은 중대한 상황에서 VAR이 결정적 역할을 하며 결과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2022년 대회에서는 세미 오토매틱 오프사이드 기술까지 도입되면서, VAR의 속도와 정확성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시스템은 아닙니다. VAR이 ‘판정의 논란’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때로는 더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VAR이 개입할지 말지의 판단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고, 어떤 장면을 어떤 각도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어떤 경기에서는 VAR의 개입이 늦거나, 모호한 장면에서 판정이 뒤바뀌며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경기 흐름 중단에 대한 이슈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팬 입장에서는 VAR 판독으로 인해 경기의 몰입도가 깨지거나, 골 세리머니 후 판정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감정이 끊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VAR은 기술적 발전뿐 아니라, 감정적 설계와 UX 관점에서도 보완이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AR은 축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였으며, 현대 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기술로 자리잡았습니다. 앞으로는 AI와 결합한 자동 판독, 선수 행동 인식, 심판 보조 알고리즘 등이 추가되면서 더욱 정교한 판정 시스템으로 진화할 전망입니다.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무대에서의 VAR은 단순한 장비를 넘어, 스포츠가 기술과 윤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